"그리운 내 고향 남해"
내 처갓집은 경상남도 하동에 있다. 살면서 하동에 갈 일이 별로 없어서 대충의 위치는 알고 있었지만 익숙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권여사의 집이다 보니 예전보다 자의든 타의든 가끔 찾게 되었고 그 곳에 나름 정이 들고 있다. 처갓집이 자리한 곳이 하동의 오른쪽 끄트머리이다 보니 10분만 차를 타고 가면 '남해대교'를 만날 수 있다.
남해는 나에게는 고향 같은 곳이다. 비록 내가 부산에서 나고 자랐지만 나의 부모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두분다 남해서 태어나고 자라셨다. 당신들의 고향이다 보니 남해는 내 고향이나 마찬가지고 할머니, 외할머니께서 살아계실 때는 못해도 1년에 두번 정도는 남해를 방문했다. 지금은 남해에 친척이 거의 없다시피해 찾는 일이 줄어서 조금은 아쉽다. 이번에 처가에 갈일이 생겨 며칠 있다 오게 되었는데 그 기회를 틈타 남해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목적지는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이 세들어 살고 있는 돌아가신 할머니 댁 옆에 있는 남해읍의 전통시장을 찾았다.
▲ 남해 전통시장 입구
할머니 댁 바로 옆이지만 이 앞에는 이모도 살고 계신다. 인사나 드리려고 찾았지만 집에 사람이 없어 그냥 시장구경을 하기로 했다.
▲ 넙치와 밀치, 돌돔
엄청난 크기의 넙치(광어)가 눈을 사로잡는다.
▲ 제철을 맞은 털게
1kg 5만원이라는 엄청난 몸값으로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아직 살이 덜 찼을거 같기도 하고
▲ 개불
구미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개불도 만날 수 있었다. 그 크기가 정말 대단했다. 그 꼬들하면서도 달착지근한 살을 생각하다 보니 소주 생각이 물씬 난다.
▲ 말린 생선들
지나가다가 참돔을 말린게 있어서 사진을 찍어본다. 이렇게 참돔을 말린 건 나도 처음 봤다. 그 맛은 과연 어떨까?
▲ 노랑가오리?
노랑가오리로 추정되는 난생 처음 보는 생선도 있고.. 그 맛은 대충 짐작이 간다.
▲ 쏙
하지만 다른 무엇들 보다 내 발길을 멈춘 것은 바로 이 녀석이었다. 갯가재를 닮은 쏙 이라는 녀석이다. 참 징그럽게도 생겼지만 그 맛에 반해 어릴때부터 남해만 오면 어머니께 쏙 요리를 해달라고 매달리곤 했다. 갯벌에서 된장을 풀어 쏙쏙 잡아올리는 녀석인데 그 때문인지 된장과 참 어울리는 식재료다. 간을 약하게 해서 끓여먹으면 참 맛있다. 이 많은 걸 만원에 다 살 수 있었다.
▲ 참조기
국민생선 조기도 보인다.
▲ 노포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실비집
시장의 끝자락에 실비집도 보인다. 예전에 이곳에서 아버지와 이모부와 함께 나누던 술잔이 생각난다. 그때가 이미 10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그동안 나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내 아이를 데리고 이곳에서 추억을 되새김질 하고있다.
▲ 시장의 또 다른 골목
남해의 시장이라고 수산물만 파는 것은 아니다. 생활에 필요한 왠만한 물건들은 다 구할 수 있다.
▲ 살아 움직이던 이름 모를 새우
▲ 군침돌게 만들었던 각종 해조류
▲ 지나가다 아까 봤던 그 개불들
▲ 어느새 한쪽 끝의 또 다른 세상
▲ 생선을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 살아있었지만 배영을 하고 있던 어느 물고기(복?)
▲ 손질해서 파는 어패류
저녁에 해물파전을 해먹기로 되어 있어서 생굴과 깐 바지락도 조금 샀다.
▲ 수조에 담긴 각종 해물들
그리고는 갑자기 땡겨 피꼬막(피조개)와 소라도 구입하고는 시장을 벗어났다.
▲ 분주한 사람들
언제 다시올지는 알 수 없지만 어린시절 부터 봐왔던 남해 전통시장. 완전한 재래식 시장 시절부터 지금 나름 신식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변화하던 모습을 봐왔던 곳이기에 나에게 더욱 의미가 깊은 곳이다. 달라진건 엄마 손 꼭 잡고 따라다니던 어린시절이 아니라 딸랑구 손을 꼭 잡고 걷고 있는 내모습뿐.
▲ 남해대교
요즘은 남해에도 독일마을 등의 관광자원이 많이 생겨 관광객들이 많은데 마냥 경치 좋고 이쁜곳만 찾아다니기 보다는 그 지역의 특산물 및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이런 재래시장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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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 맛은 갯강구랑 비슷한가요?
2015.03.18 08: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또 미친소리 하네
2015.03.18 09:17 신고 [ ADDR : EDIT/ DEL ]참돔 말린거는 제삿상에...
2015.03.26 09: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맛은 그냥저냥
서대가 최고임
나도 서대 좋아
2015.03.26 09:2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