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2013. 6. 3. 22:01

"호주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 Chan and Daniel"

2009년 한국을 떠나 약 1년간 호주에서 생활을 했다. 내 젊은 날의 한페이지에 참 많은 영향을 준 1년이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 특별한 두 사람이 있다. 'Chan'과 'Daniel'. Chan은 내 대학후배(다른 과)지만 호주에 가기 전에는 학생회 활동으로 그냥 얼굴만 아는 사이였고 Daniel은 랭귀지 스쿨에서 만나 친해진후 룸메로 호주 생활의 대부분을 함께한 녀석이다. 우리 셋은 타지에서 만나 몇 안되는 한국인들 중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지금도 서로 연락을 하고 있다.


"급 만남"

2013년 5월 25일 토요일. 카카오톡이 하나 날라온다. 반가운 녀석이다. 'Daniel'


Daniel : 형, 저 구미 왔는데 커피 한잔 하실래요?

나 : 나 지금 끌배인데?(거지꼴인데?)

Daniel : 조금 있다 연락할게요

나 : 그..그래


그러고 약 1시간 반뒤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그렇게 우리는 3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고 집 앞 커피숍으로 커피를 마시러 갔다. 내가 귀국 후 호주에서 있었던 얘기들도 듣고 서로 그간 살아온 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못다한 얘기가 많았던 우리 둘은 강렬한 햇빛 아래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이 다 녹을때까지 수다를 떨었다. 시간이 조금 흘렀고 헤어지기는 아쉬웠지만 계속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기에 어떻게 작별 멘트를 날릴까 고민 하던 차였다.


나 : Daniel아 이왕 구미 온거 그냥 소주 한잔 하고 자고 내일가라

Daniel : 에이, 그래도 형 다음에 와서 마실게요.

나 : 왜~ 그냥 한잔 하고 가

Daniel : 그럼 Chan 이 오면 같이 마실게요


풉.. 근데 Chan은 부산에 있다. 뒤에 술마시면서 한 얘긴데 Danel도 작별 멘트를 고민하다가 내가 술 한잔 하고 가라니까 당연히 Chan이 안 올줄 알고 이거다 싶어서 저 말을 던진거다. 그래서 Daniel이 Chan에게 전화를 했다.


Daniel : 여보세요, Chan 어딘데?

Chan : 나 부산에서 축구하고 집에 가고 있는데

Daniel : 나 지금 구미에 Moon 형이랑 같이 있는데 술 한잔 하러 올래?

Chan : 어, 씻고 바로 갈게


응????


그렇다. 우리 둘의 예상을 뒤엎고 그는 정말 출발을 해버린거다. 약속대로 Daniel은 술을 한잔 하기로 하고 우리집으로 왔고, 저녁 8시 쯤에 Chan 이 마지막으로 합류 했다. 이런 만남이라니..



정말 오랜만에 모인 3명. 왼쪽부터 Daniel, Chan, 나. 셋다 사진발이 굉장히 안 받는구나. 



우리집은 수육 맛집이다. 맛도 있고 하기도 편하고 먹기도 편해서 손님들이 오면 주로 수육을 해준다. 수육은 안 먹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 제법 많이 삶아서 남지 않을까 했는데 그 수육을 다 먹었다. 이게 첫번째 접시.



이제 막 술 자리를 시작하는데 걸려온 전화를 받는 Daniel. 친구랑 통화하는데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미소를 짓는다.



옆의 Chan에게 카메라를 들이 대자 자기도 전화하는 척 한다고 전화기를 얼굴에 갖다댄다.



뭐야 얘들? 니들 뭐하냐? 라는 표정 짓고 계시는 딸님.



수육 두번째 접시



수육 세번째 접시. 술이 들어가고 점점 정리도 안되고 깨도 안 뿌리고



둘이서 온통 관심은 딸님에게만. 얘들아 형이 앞에 있잖니?



뭐야? 삼촌들 아직 술마셔요?



수육 마지막 접시. 어찌나 맛있게 됐던지 이 많은 수육을 다 먹어 버렸다. 



소 눈 만한 눈을 가지고 있는 Daniel



신난 Chan



매운 고추 먹고 죽을려고 하는 Daniel



권오중을 닮은 Daniel. :)



그렇게 그는 갔습니다. 술먹고 뻗은 Daniel을 놀리는 Chan



깊어가는 밤처럼 그렇게 술은 쌓여가고



늦게까지 할 얘기가 많았던 Chan과 나



취사병 출신으로 능숙하게 설거지도 해주는 Chan. 그리고 우리는 새벽에 밖에 나가서 벤치에 앉아 또 많은 얘기를 나눈 후 집에 들어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조금 늦게까지 자고 싶었는데 일찍 잔 Daniel은 멀쩡하게 깨어 날 깨우고.. 무서운 녀석.. 딸님과 놀아주기도 하고. 



죽어버린 Chan. 



정말 상반된 상태의 두 친구. 


우연히 한국이 아닌 지구 반대편 호주에서 만나서 친해지게 된 우리 세사람. 1년도 채 같이 안 있었지만 많은 추억과 공유했던 시간들이 있기에 어색하지 않다. 세명다 전공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지만 이렇게 급하게 나마 만날 수 있었고 주변에 왔다고 연락해주는 녀석들이 있기에 다시 한번 살아 있음을 느낀다.


잘 먹고 잘 놀고 간다고 다음에 또 오겠다고 말해주는 녀석들. 그래 또 와서 다시 한번 진하게 소주 한잔 하자.

Posted by 불량식객 불량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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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사진 다 왜저러노 ㅋㅋㅋㅋㅋㅋㅋㅋ

    2013.06.03 22:1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