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2013.04.13 21:00

4월 13일 금요일. 이번 일주일은 굉장히 힘들었는데.. 일도 많고 아파서 앓아 누워서 하루 연차도 쓰고.. 우여곡절 끝에 불금이 찾아왔고 일주일 전부터 부산에서 손님이 오기로 했다. 한살 동생들인데 이 녀석들 신입생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현재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바로 '농이'와 '석이' 콤비와 그들의 여자친구들. 사실 석이란 닉네임은 원래 내건데(사실 온라인에서 석이라는 닉네임으로 제법 오래 활동했었다) 이 녀석도 이름에 석자가 들어가서 서로 석이다.


농 놈은 아직 취업준비생이고 석이는 현재 모 회사에서 자산 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나의 자산 관리사이기도 하다. 서로 사회 초년생 선후배끼리 서로 돕는다고나 할까.. 나를 이용해서 실적을 올리며 자신의 커리어와 실력을 쌓고 나는 믿고 컨성팅을 받는다.


어찌됐든.. 7시가 조금 넘어 윗층에서 일하는 친구 '송놀자'와 같이 퇴근을 해서 집에 오는길에 자주 사먹는 고기집 '숯탄돼지'에 가서 돼지갈비 11인분을 주문(1人, 8,000원)해서 포장을 해온다. 포장을 하면 쌈야채 및 물김치도 싸준다.



8시쯤 되어 손님들이 도착하고 배가 고픈 우리들은 얼른 먹기 위해 저녁상 세팅을 시작했다. 김치, 야채, 물김치, 양념장, 등등의 도우미들을 세팅하고.



고기는 이렇게 용기에 포장을 해준다. 포장 손님이 제법 많은가 보다. 본인은 돼지고기보다는 소고기를 더 선호한다. 돼지특유의 냄새도 별로 안 좋아하고 기름기도 많아서 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유독 돼지갈비는 좋아한다. 양념으로 냄새도 많이 잡고 그 나름의 맛이 있다.


구미에 처음와서 여기저기 돼지갈비 집을 찾아다녔지만 이 집이 제일 맛있는거 같다. 양념도 너무 안달고 고기질도 좋다. 무엇보다 집이랑 가까워서 사오기가 편하다.



이 녀석이 물김치. 알타리가 들어있다. 포장할때 밑반찬 좀 싸달라고 하면 다른 녀석들은 안되는데 이 녀석은 손님들이 하도 많이 찾아서 한 가득 싸준다. 살얼음이 둥둥 떠있어서 시원하고 맵삭한 그 맛이 고기의 느끼함을 잘 잡아준다. 술 안주로도 참 좋다. 



장모님표 김치 3인방. 배추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음.. 이번에 확실히 느낀건데 사람들이 파김치는 별로 안좋아한다. 나와 그녀만 좋아하는 파김치.. 파김치 맛있는데.. 냄새가 좀 나긴 하지. 본인이 김치를 하도 좋아해서 항상 매 끼마다 3~4가지 김치를 꺼내놓고 먹는다.



부산에서 출발할때 부탁한 시원소주. 부산의 소주다. 이 녀석 만큼 맛있는 소주는 마셔본 적이 없다. 요즘 다들 저도수 소주를 찾고 주류 회사들도 그런 제품들을 주력 제품으로 판매 및 광고를 한다. 존경하는 부산 맛집기행의 '개똥이 춘부장' 형님과 술을 마실때 해주신 얘기가 있는데.. 소주 도수가 점점 떨어지는게 너무 슬프다고 하셨다. 소주란 서민들이 싼 돈에 취하기 위한 술인데 도수가 낮아져 취하지가 않으니 술 값이 늘어난다고.. 완전 공감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시원소주를 고집한다. 나 신입생때만 해도 이녀석이 23도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젠 19.5도다.. 슬프다.



손님 접대용으로 첫 집들이 전에 구입한 전기 불판. 가장 사이즈가 큰놈으로 골랐다. 불판에 열이 오르면 소주를 조금 부워서 세척을 한번 해주고.



고기 투척. 불판이 넓어서 한번에 6인분 굽기 가능. 더 많은 고기도 올라가지만 한번에 너무 많은 고기를 올리면 굽기도 힘들고 나중엔 식어서 맛이 없다.



어딜가나 고기 굽는건 내 몫이다. 다같이 부지런히 뒤집으면서 소주도 한잔하고 수다도 떨고 그렇게 밤은 깊어간다.



농이의 여자친구 '금숙'양. 세아 선물로 버버리 원피스를 사왔다. 사실 농이의 여자친구와 석이의 여자친구는 자매다. 이 자매는 얼굴이 굉장히 아름다운데 마음씨도 천사다(절대 버버리 원피스 사줘서 칭찬하는건 아니다). 금숙양이랑은 학창 시절부터 가끔 같이 술도 마시고 한 사인데(같이 홍어도 먹고) 이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하고 성격이 좋아서(이쁜 여자들이 다 이렇지 않다는건 아니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후배였다. 지금은 모 버버리 매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렇게 갈비들이 익어가고 한명씩 갈비를 잡고 뜯기 시작하며.. 고기를 다 먹고는 끓여놓은 조개국으로 해장하면서 계속 마시고 집에 있던 스팸들 다 꺼내서 구워먹고 늦은 새벽까지 수다 떨고 즐거운 금요일 밤.



술 다마시고 치우고 뻗은 농이.



석이와 그 여자친구 '미숙'양. 금숙이의 동생.



자고 있는 농이를 깨워서 씻고 화장품 바르고 자라고 갈구는 금숙.



화장실까지 데리고 가서 잔소리 하면서 흐뭇해 하는 금숙.



다음날 해장 라면 먹기전 다같이 앉아서 세아의 재롱도 구경하고. 금숙, 미숙 자매가 출근해야 되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라면 먹여 보내고 나도 출근. 몸살의 후유증으로 아직 몸이 제 컨디션이 아니어서 제대로 일도 못하고 퇴근.. 몸이 아파도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먹으니 참 행복한 금요일이었다.



퇴근하고 와서 주방에 보니.. 이거 뭐지?;;


타지 생활하면서 부산을 안가는 주면 이렇게 친구들, 동생들이 매주 찾아와줘서 그렇게 심심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다들 가끔씩 찾아와주고 연락오는거 보면 나란 인간 그렇게 인생 헛살지는 않은거 같다. 그래서 요즘 너무 행복하다.

Posted by 불량식객 불량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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