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구미 미식회, 2일차"

거하게 1일차를 먹고 난 후 다음 날이 시작되었다. 아침은 생략하기로 했고 점심때 해장을 하기로 했다. 전날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셨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멤버는 단 한명도 없었다. 날 제외한 모두가 자고 있을때 혼자 몰래 일어나 점심 준비를 시작했다. 저번 제 1회 구미 미식회 때 토종닭으로 만들어준 삼계탕이 맛있었는지 쿄 녀석이 또 주문을 해서 점심은 삼계탕을 먹기로 했다. 이러다가 고정 메뉴 되는거 아닌가 몰라..



▲ 굴 라면


남은 굴을 이용해 라면을 끓였다. 몸에 안좋은 라면이지만 건강한 굴을 넣으면 조금 괜찮지 않을까? 그래도 역시 조섹이 가장 먼저 일어나 혼자 준비하는 나를 많이 도와주었다.



▲ 토종닭 삼계탕


현재 한국에 진짜 토종닭은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냥 토종닭이라고 말하는 게 편하다. 정확히는 우리맛닭 이라는 품종의 닭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한 닭이라고 하는데 저번에도 참 맛있게 잘 먹어서 그대로 주문을 했다. 찹쌀을 많이 넣어 달라는 쿄의 주문대로 아주 찹쌀에 파 묻어 버렸다. 저 많은 걸 진짜 다 먹더라.


여기까지 먹고 나서 다른 일정이 있던 야로뽕과 싸요는 각자의 할 일을 하기위해 먼저 떠났다. 남은 쿄와 조섹과 나는 그들을 보내고 나서 당구장에 갔다. 요즘 당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쿄한테 당구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오랜만에 쳐서 예전 실력은 안나왔지만 그래도 참 재밌는 시간들이었다. 당구장 이후에는 목욕탕에 가서 피로를 풀고 다시 먹기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 둘째날 메뉴판


메뉴가 조금 바뀌긴 했지만 거의 제대로 써진 메뉴판이다. 둘째날의 주재료는 참꼬막과 대구다. 나머지는 전날에 사용하고 남은 재료를 그대로 사용했다.


▲ 사과 리코타 치즈 샐러드


전날 방울 토마토를 다 먹어 버리는 바람에 권줌마가 사과를 넣었다. 어제에 비해 드레싱의 산미가 약해 인기가 조금 떨어졌다. 


▲ 굴전


굴회, 굴찜을 먹었으니 굴전도 먹어야 한다. 굴 튀김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녹초가 되어 양해를 구하고 굴전으로 변경했다. 아무것도 찍어 먹지 말라고 반죽에 간을 조금 강하게 했는데 권줌마는 짜다고, 쿄와 조섹은 딱 맞다고. 난 딱 중간이었다. 


▲ 참꼬막


첫날에 먹으려고 했는데 산지에서 채취가 안되어 결국 둘째날에 도착한 참꼬막. 조섹이 강력하게 요청해서 준비한 녀석이다. 일반적으로 먹는 새꼬막에 비해 골이 깊은게 외형적인 특징이다. 반숙 정도로만 익혀서 먹는 이 겨울의 참 별미다. 새꼬막보다 너무 비싼 가격이 문제.


▲ 유부초밥


딸랑구가 먹을만한게 딱히 없어서 권줌마가 만든 유부초밥. 나름 속 재료를 다 따로 볶아서 만들었다. 딸 먹으라고 만들었는데 어른들한테 더 인기 많았던 메뉴. 안주가 많아서 너무 밥을 안줘서 그런건지 왜들 그리 잘 먹는지..


▲ 대구 회


반건조 대구에서 한 덩어리만 잘라냈다. 그냥 숙성이 아니라 반건조가 되면서 말 그대로 과하게 숙성이 된 회다. 마치 홍어 마냥 약간 암모니아 향도 받치면서 그게 별미다. 하지만 조섹은 못먹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 전체 상차림


2처음으로 차려낸 상차림. 첫날과 달리 뭔가 많이 빠져 보인다. 사람이 두명이 빠져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만은 아닌듯 하다.



▲ 꼬막 까기


숟가락을 이용해 까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에 참꼬막을 주문하면서 꼬막까는 기계도 함께 주문했다. 꼬막의 뒷 부분에 갖다 대고 손에 힘을 주면 손쉽게 까진다. 최근에 참꼬막을 몇번 먹으러 다녔다는 조섹이 솜씨를 뽐낸다. 우리 모두 박수를 치며 드디어 적성을 찾았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 참꼬막


참꼬막은 반숙 정도로 익혀먹는게 가장 맛있다고 한다. 간장을 살짝 탄 물이 끓었을때 잘 세척한 참꼬막을 넣고 한 방향으로 젓다가 한 두마리가 입을 벌릴때 불을 바로 끄고 체에 거른다. 덜 익지 않았을까? 하는 그 때가 가장 적당히 익었다. 사진에서 보는 딱 그 느낌이다. 스테이크를 먹을때 미디움인가 레어인가 하는 딱 그정도 느낌. 헤모글로빈 특유의 비릿한 그 맛이 온 입을 감싸면서 탱글한 살의 질감이 정말 매력적이다. 


▲ 복순도가 손막걸리


조섹이 전날 마음에 들었는지 식전주로 다시 주문한 복순도가의 손막걸리. 참 청량감 하나는 마음에 든다. 예전 학창 시절에 학교앞 대포집에서 먹던 2통 1반 같은 맛이다. 막걸리 2병에 사이다 하나를 섞어서 막 들어가던 그 맛.


▲ 막걸리 세트


막걸리와 굴전, 파김치. 참 어울리는 한 컷이 아닌지..?


▲ 딸랑구


우리가 소주잔에 따라 먹으니 자기도 마시겠다며 그 잔에 물을 따라서 홀짝 거린다. 얼른 크면 술을 제대로 가르쳐야겠다.





▲ 곤부지메(광어 다시마 절임)


1일차에 만들어 뒀던 곤부지메를 썰었다. 다시마에서 8시간, 다시마를 벗고 다시 18시간 정도 숙성한 광어는 어찌나 찰진지 칼이 제대로 안 들어간다. 말 그대로 찰떡 같다. 앞으로는 곤부지메한 광어를 찰떡 광어라 불러야 하겠다. 겉에 발랐던 소금 덕에 굳이 간장을 찍지 않아도 간이 맞다. 어차피 그냥 횟감도 간장에 잘 안찍어 먹는 나같은 사람한테는 더욱 취향이다. 곤부지메를 제대로 먹은건 처음인 조섹과 쿄도 대만족 했던 메뉴다.






▲ 참다랑어


해동 후 하루 숙성을 시킨 참다랑어를 또 썰었다. 김치 냉장고에서 하루 더 숙성되면서 완전히 해동이 되었다. 그 기름기가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그 지방을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큐브 모양으로도 썰어냈다. 입 안에서 아주 풍미와 지방이 요동을 친다.



▲ 참다랑어 뱃살 타다끼


전날 인기가 좋았던 메뉴를 재탕했다. 하지만 첫날에는 토치로 익힌다음 바로 썰어냈는데 이번에는 익힌 후 바로 얼음물에 담궈 열을 식힌다음 냈다. 뭘 하든 느끼한건 매 한가지다.


▲ 대구찜


반건조 대구 육수를 베이스로 해 대구, 콩나물, 오만둥이, 미나리를 넣고 붉은 양념에 볶아냈다. 볶았는데 이런 음식은 항상 이름에 찜이다. 앞으로 알아내야 할 숙제이다. 자극적인게 땡긴다는 권줌마가 거의 흡수를.. 뜬금없이 밥을 퍼와서 비벼먹는다. 개인적인 생각은 이번 미식회에서 가장 실패작인 요리였다. 단맛이 조금 부족했던게 실패원인이라고 생각한다.


▲ 대구탕


이번 미식회의 마지막 메뉴는 대구탕이다. 맑은탕으로 푹 끓여서 진한 국물에 청양고추를 살짝 넣어 향을 끌어 올렸다. 마지막 메뉴인 만큼 해장용으로 만든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구를 너무 끓여 국물맛은 괜찮았으나 살맛을 보기가 힘들었던게 조금 아쉬웠던 메뉴다. 이틀차 마지막 메뉴들이 내가 지쳤는지 많이 신경을 못써줘서 멤버들에게 미안하다.


▲ 구미미식회와 싸요


그리고는 첫날 글에 써먹었던 사진을 한번 더 사용한다. 언제나 2박 3일간 재료 선택과 조리에 모든걸 맡겨주고 맛있게 열심히 먹어주는 구미 미식회 멤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우연히 함께 자리를 빛내준 싸요도 참 고맙다. 앞으로 당분간은 바빠서 모이기가 힘들것 같지만 연말쯤에 건강한 모습으로 꼭 다시 함께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야로뽕, 싸요, 쿄, 조섹 그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언제나 관대히 허락해주는 권줌마와 딸랑구에게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며.. 다음 3회 모임 때 까지 안녕.


http://sukzintro.net


- 끝 -

Posted by 불량식객 불량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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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번주에 또 보잖아.....

    2016.01.19 07: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간만에 존경스럽다 ㅋㅋ
    1차는 그러려니했는데 2차가있었네

    2016.01.19 1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우리도 이제 구미에서...

    2016.01.20 01: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박병학

    포스팅 즐거이 보고 있습니다 ㅎㅎ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질문 하나 답변해 주시겟습니까? 해동시킨 지 3시간 된 참치와 하루 이상 김치냉장고에서 해동+ 숙성시킨 참치 둘 중에 어느것이 선생님 입맛에 더 맞으십니까?

    2017.05.06 03: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