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섞박지 담그기"

어느 주말 오전, 갑자기 섞박지가 먹고 싶다는 권줌마. 안 그래도 무가 필요했기에 무를 살 일이 있었는데 섞박지를 만들기 위해 좀 넉넉히 샀다. 가을 무가 맛있지만 지금 가을 무를 구할 순 없으니 그냥 담기로 했다. 가끔 식당에서 보면 섞박지를 담을때 무를 직사강형으로 정직하게 썰어 넣은 곳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일정한 모양 없이 무작정 썰어서 담아진 걸 좋아한다. 그래서 야채칼을 이용해 옆으로 비껴썰어서 담기로 했다.


▲ 무 썰어서 담기


이렇게 무작정 무를 썰어서 넓은 그릇에 담아주자. 김치는 빨간색 고무 다라이에 담아야 제 맛인데 집에는 작은 스텐 그릇 밖에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한번에 다 들어가지도 않아 두군데에 나눠서 담았다.


▲ 소금에 절이기


적당량의 소금을 무에 골고루 쳐서 절여 주도록 하자.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절여야 한다. 말처럼 쉬운게 아니다. 무가 소금에 절여지는 동안 양념을 만들어 보자.


▲ 밀가루 풀


찹쌀 풀을 끓이고 싶었는데 찹쌀가루가 없어서 밀가루 풀로 대신했다. 양념이 걸쭉하게 재료와 잘 흡착될 수 있게 해준다.


▲ 고추가루, 다진마늘


▲ 양념 섞기


고추가루와 다진마늘, 밀가루 풀과 함께 양파와 생강을 갈아서 넣어주었다. 간은 맑은 멸치 액젓으로 한다. 새우젓이 같이 들어가면 깔끔한 맛이 좋을텐데 집에 새우젓 남은게 없어서 멸치 젓갈로만 간을 했다. 조금 텁텁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액젓이 깔끔하고 맛이 좋아 결과는 괜찮았다.


▲ 김치 양념


늘 그렇듯 딱히 계량은 없고 재료를 조금씩 넣어가면서 내가 원하는 맛을 찾았다. 아마도 어릴때 부터 먹어온 어머니의 김치 맛을 나도 모르게 따라하고 있나보다. 김치를 담으실 때면 항상 나를 불러 양념 간을 봐달라고 하셨는데 그때 보던 그 맛이랑 비슷해지니 나도 모르게 양념은 합격 이라고 중얼 거렸다.


▲ 양념 비비기


무를 3시간 정도 절인 후 물로 소금기를 씻어준다. 그리고 채반에 올려 물기를 제거한 후 양념을 발라주자. 섞박지의 원래 뜻은 무와 배추를 섞은 김치라는 건데 배추가 없어서 잔파로 대체 했다. 둘은 맛이 너무 다르지만 파가 시각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위생 장갑을 끼고 딸랑구랑 앉아서 열심히 양념을 비볐다. 


▲ 섞박지 완성


다 버무리고 났는데 딸랑구가 양념 한 숟가락 직접 넣어보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양념이 많이 발렸다.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짜게 됐지만 주말에 딸랑구랑 같이 요리하는 시간도 가지니 기분이 좋다. 섞박지 맛도 그대 이상이라 요즘 우리집 식탁에서는 안 빠지고 나오고 있다. 가을에 무가 맛있어지면 제법 많은 양을 담아야 겠다. 그때를 기다리며 오늘 저녁은 설렁탕에 섞박지를 곁들여 먹어야 겠다.


http://sukzintro.net


- 끝 -

Posted by 불량식개 불량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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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렇게 맨날 도전하는것도 쉽지 않은딩

    2015.06.29 11: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