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일탈 - 한산도에서 처음으로 경험해 본 낚시의 추억"

장어구이를 먹던 저녁 어쩌다 낚시 얘기가 나왔다. 낚시를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잡을 수가 없었다.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무작정 가보자는 결론이 나서 저녁을 마무리 하고 종길동 영감과 헤어졌다. 약속은 아침 10시에 우리집에서 만나 거제도 방면으로 가기로 했다. 


집사람 권여사가 흔쾌히 혼자 다녀오는 걸 허락해 주었다. 그리고 못난 남편 처음으로 간다고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더라. 아이스 박스에 각종 식재료 들과 아침부터 일어나서 김밥도 싸줬다. 우리 집에서 종길동 영감과 김밥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영감 차를 타고 출발을 했다. 


시작부터 뭔가 많이 꼬이기 시작한 우리, 남구미 IC 고속도로 입구에서 우선 주유를 하고 차를 잠시 세웠다. 그제서야 거제도의 해상펜션을 검색하기 시작한거다. 주말인데 방이 비었을 리가 있나.. 전화하는 곳 마다 방이 다 차서 갈 수가 없었다. 수원에 용우 영감이나 만나러 갈까? 라는 얘기도 나왔다가 오늘은 둘이서 신나게 놀아보자는 취지에 목적지 없이 마냥 출발 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집을 떠나 놀러 멀리 떠나는 고속도로 위. 집에 두고온 가족들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설레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밤새 할께할 종길동 영감. 대한민국 곳곳을 잘 알고 있어 네비게이션이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한번 간 길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한다. 신기한 사람..



마냥 달린다.



한동안 우리 앞을 가로 막았던 선진포크 차량. 고속도로 1차선은 추월차선 입니다. 제발 정속 주행 하실거면 2차선으로 나와주세요.



그래도 일단은 목적지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차에서 회의가 계속 되었다. 결국 결론은 낚시는 접고 전라도 순천만을 거쳐 여수로 목적지를 정했다. 종길동 영감도 나처럼 고기보다는 해산물 파라 여수 가서 방 하나 잡아서 차를 넣어두고 해산물이나 한가득 먹고 돌아오는 걸로 결론이 났다. 



그리고는 영산 휴게소를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하루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 줄 종길동 영감의 소나타 하이브리드. 연비는 신경 안쓰는 나지만 이렇게 멀리 돌아 다닐때면 좋아 보이는 차다. 



그러고는 다시 차를 타서 가면서 권여사가 싸주신 김밥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다. 별거 안들었는데도 맛있다. 



그리고 통영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왔을때쯤 우리 여행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처음 여행을 출발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가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종길동 영감의 바람 때문에 페이스북에 "낚시 가실 분?" 이라고 올려뒀었다. 근데 거기에 댓글이 달린 것이다.



농이가 이렇게 친절히 댓글을 달아주었다. 소랑 동팔이가 낚시를 출발했다고 한다. 두 녀석 다 SNS 랑 거리가 멀다보니 내 글을 보지는 못했을 텐데 농이 댓글 덕분에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소 녀석에게 전화를 한다.


나 : 니 동팔이랑 낚시 가고 있다매?

소 : 어

나 : 어디로 가는데?

소 : 동팔이 바꿔줄게

나 : 그래

동팔 : 행님아, 우리 한산도에 낚시 가는데?

나 : 같이 가자

동팔 : 어딘데?

나 : 우리 고속도로 위, 통영 다와간다.

동팔 : 오 그럼 거제도 어구마을 쪽으로 온나

나 : 오케이


그렇게 우리의 전라도 행은 무산 되고 본래의 목적인 낚시를 위해 거제도로 향하게 되었다. 



자 그럼 거제도를 향해 달려보자. 



가다가 한때 갖고 싶었던 아우디 TT 가 있길래 사진을 한번 찍어본다. 이번에 신형 이쁘게 잘 나왔던데..



드디어 통영에 도착했다.




통영의 풍경들



이런 사진 한번 갖고 싶어서 찍어본다.



동팔이 녀석한테 잠은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2인용 텐트가 있다고 한다. 그럼 우리는 어쩌지 하다가.. 간단한 텐트를 하나 사기위해 통영 이마트를 잠시 들렸다. 낚시 용품이랑 급하게 간단한 텐트를 하나 샀는데 이게 앞으로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왔다..



거제대교를 지나가다 낚시 용품점이 보여 잠시 세운 뒤 부족한 낚시 용품을 보충했다.





그리고는 소와 동팔이가 있는 거제도의 어구마을로 들어간다. 




황금 물결을 보니 가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 녀석들을 만나기로 한 어구마을 카페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카페리에 차를 실어서 한산도로 간다.




실로 오랜만에 만난 소와 동팔이. 약 1년전 친구 결혼식에서 보고는 처음이다. 오랜만이지만 학창시절에 워낙에 붙어 다녔던 녀석들이라 어색함은 전혀 없다. 재회의 포옹 후 지난 시간들을 물어보는 시간도 가지기도 했다.



카페리 사무실. 



바다가 참 이쁘다.



본격적인 낚시 준비가 이어진다.



거제도 관광지도



학교 다닐때부터 '강태공' 이라 불렸던 동팔이의 트렁크 모습. 정말 낚시꾼의 기운이 흘러 나온다. 



우리를 한산도까지 실어다 줄 '을지 2호'가 선착장에 도착했다.







함께 한 그 남자의 뒷모습









처음 타보는 카페리가 신기해 내려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본다. 한려 해상 국립공원인 이 곳의 경치들이 참 기분좋게 만든다.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목적지인 한산도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밟아 본 한산도라는 섬




낚시를 많이 다니는 동팔이의 안내로 어느 방파제에 와서 본격적인 낚시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 4명 중 낚시 경험이 있는건 종길동 영감과 동팔이 뿐이다. 처음 낚시를 가본 나와 소는 어리버리 타면서 잡일을 하기로 했다. 사실 나는 낚시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그냥 그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고 낚시대 던져 놓고 옆에서 책이나 읽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저녁에 도착한 데다가 장비 부족으로 그 꿈은 이룰 수 없었다.







우리가 진지를 구축한 한산도의 어느 방파제 위. 저 텐트는 다른 사람들이 기지다.



근데 이 미친 인간들(소, 동팔이)이 먹을거라고는 달랑 라면 5개만 사오고 모든 돈을 고기 먹이에 투자했다고 한다. 낚시를 해서 먹을 생각이라는데 무슨 자신감이... 너무 배가 고파서 저 떡밥 조차 먹고 싶더라. 원래 영감과 둘이 먹기 위해 소고기를 조금 샀었는데 그게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가정용 화로와 숯을 챙겨가기를 정말 잘했다. 숯에 불을 붙이고 화로에 담아 낚시 하는 동팔이를 남겨두고 우리끼리 술파티가 벌어졌다. 소고기는 호주산 안거미(토시살)를 구입해서 구워먹었다.



이런 좋은 날에는 좋은 술이 필요해서 화요도 샀다.



대학교 후배이자 고등학교 후배인 강태공 동팔이



대학교 선배이자 가족같은 종길동 여여감



대학 동기이며 2008년 학생회장 시절에 함께 회장직을 역임한 소







삼각대를 가지고 갔더니 이렇게 단체사진도 남길 수 있었다. 평소에 보기도 힘든 녀석들을 이렇게 멀리 떨어진 섬에서 만날 수 있다니 참 행복한 날이었다.




석양을 등지고도 찍어본다. 얼굴이 나오지 않으니 한결 낫군..




동팔이의 2인용 텐트. 바람이 너무 불어서 저 좁은 곳에 모든 짐을 다 박아 넣었다. 




날이 어두워 지기 시작해 술 파티는 잠시 접어두고 다 같이 낚시를 즐기기 시작했다. 나와 종길동 영감은 방파제가 아닌 안쪽에서 따로 하기로 했다. 우리가 가진 낚시대는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러번의 입질 끝에 결국 영감이 붕장어(아나고)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씨알이 엄청 굵은 놈이었는데 사진으로는 그 크기를 알 수가 없는게 조금 아쉽다. 내가 잡지는 않았지만 마치 개선장군 마냥 장어를 들고 방파제로 돌아가니 이미 두마리를 낚아 놨었다. 볼락(뽈라구, 뽈락) 한 마리와 노래미(놀래미) 한 마리가 어서 먹어주세요 하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밝은 가로등 밑으로 동팔이와 내가 생선 손질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우선 소가 잡은 노래미(놀래미)를 손질한다. 난 보조만 하고 손질은 낚시꾼 동팔이가 했다. 우선 머리 및 내장을 제거한다.




석장 뜨기를 했다.



껍질 제거 중



이런 야외에서 접시가 어딨겠는가? 그냥 냄비 뚜껑에 회를 올린다.



그 다음은 종길동 영감이 잡은 장어 손질. 



장어 손질을 처음 해본다던 동팔이지만 생각보다 훌륭하게 해냈다. 그러고 보니 동팔이가 잡은 볼락 손질 사진이 없구나..



자리로 돌아와서 숯에 불을 다시 붙인 후 생선구이와 회를 즐긴다.





몇 마리 없지만 마냥 신난 우리들




갓 잡은 생선들로 술 파티 2차전을 시작한다. 생각보다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갓 잡은 생선들을 바로 먹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쫄깃하고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노래미(놀래미) 회를 시작으로 담백한 볼락구이(뽈락, 뽈라구), 그리고 고소한 장어구이가 훌륭한 안주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밤은 깊어갔다.




그리고 아침해가 밝았다. 이 녀석이 나와 종길동 영감이 급하게 산 문제의 재앙 텐트. 사실 텐트가 아니고 그늘막이었던 것이다. 4면이 다 막힌게 아니라 2면은 그물로 되어 바람이 솔솔 통하더라. 정말 추운 잠자리 였다. 바닥은 그냥 돗자리만 깔고 자서 등이 다 배겨 온몸이 쑤시는 데다가 밤새 떨었더니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지만 바닷바람을 맞으니 금새 상쾌해졌다.




아침 바다를 잠시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채비를 시작했다. 소와 동팔이 녀석은 아침 낚시를 조금 더 즐긴다고 한다. 아쉽지만 이렇게 이별을 하고 우리 둘은 먼저 방파제를 떠났다.



첫 배인 7시 30분 배를 타고 한산도에서 거제도로 돌아온다.




한대씩 천천히 배안으로 들어오는 차들



배의 스크류가 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그 추친력으로 물 위를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안녕, 한산도. 언젠가 또 만나자꾸나.






그 남자의 뒷 모습.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갈매기들이 배웅해준다.



"마무리"

그렇게 두 남자의 일탈은 끝이 났다. 한마리도 잡지는 못했지만 처음으로 경험해 본 낚시는 굉장히 매력적인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의 계획이었던 얌전히 앉아서 책을 읽으며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여유로운 경험은 못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낸 하루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하게 이끌어 주는 종길동 영감과 함께 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 이 자리를 빌어 이렇게 감사의 말을 보낸다. 무엇보다 본인도 정말 나가 놀고 싶겠지만 꾹 참고 날 이렇게 보내준 집사람 권여사에게 가장 큰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항상 감사합니다. 애 좀 더 크면 우리 가족들 모두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닐 수 있는 내가 됐으면 좋겠다.


http://sukzintro.ne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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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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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량식객 불량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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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건만 되면 나도 낚시 다니고 싶음

    2014.09.24 09: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재밌네 이번 포스팅은..ㅎㅎ
    하..나도 낚시가면 먹었던 기억 밖에...ㅋ

    2014.09.24 09: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우와 낙시! 남자들의 로망 중 하나죠!
    친구들끼리 낙시여행 완전 좋은데요?
    바로 회 손질까지 하시는 모습이 멋져요!

    2014.09.24 09: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좋은사람들과 함께 떠난 파란만장 여행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시행착오와 사건연발! 이런게 또 여행의 재미죠~ 그늘막..그것도 바닷바람 맞으며 주무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담에 가을소풍 가실때 요긴하게 사용하세요~

    2014.09.24 10: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갑자기 떠나는거.. 쉽지않은데..ㅋㅋ
    그나저나 바다 사진이랑 갈매기사진 좋다..

    2014.09.24 10: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