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기행/농심2013.04.14 14:16


2013년 4월 14일 일요일. 오늘이 블랙데이(?)라고 한다. 뭔놈의 데이는 그렇게 많은지.. 전날에 그녀가 '오빠 우리 내일 점심때 국수나 끓여먹을까?" 라고 물어본다. 그럴까? 하고 집에 국수가 얼마나 있는지 봤는데 딸님이랑 3명이서 먹을만한 양이 안나올거 같아서 '그럼 내일 블랙데이 인데 짜파게티나 끓여먹자' 했더니. '블랙데이인데 짜장면 안 시켜주고 그걸로 때우냐?' 라고 하더라. 시켜준다니까 그냥 짜파게티로 때우자고 한다.


오늘은 일요일이기 때문에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_-)



이녀석을 처음 접한건 10여년전 고등학교의 매점에서다. 그때는 이름이 짜파게티 사천요리가 아니라 '사천짜장' 이라는 이름이었다. 지금은 안본지 조금 됐지만 그때는 컵라면도 있었다. 기억으로 하나에 1200원 정도하는 고가의 컵라면이었고 고등학교 매점에서는 오뚜기 '라볶이(현재 라면볶이)'의 최고 경쟁 상품이었다. 늘 먹던 짜파게티와는 다르게 약간 매콤한 것이 본인의 입맛에는 더 맛있었다. 그리고 이 녀석은 대한민국 군인들의 최고 간식인 뽀글이의 단골 메뉴 이기도 하다.


사천요리라 하면 양쯔강 상류지방의 요리를 대충 통틀어 부르는 말이라고 하던데.. 기름지지 않고 매운것이 특징이란다. 이 녀석의 출현이유 이후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부터 한국의 중국집에도 사천요리가 많이 보급 되었는데 제대로 맛을 내는 집은 없다고 한다. 부산에 몇군데 유명한 집이 있는데 계획만 세우고 아직 방문해보지는 않았다.



스프는 이렇게 3종류가 들어있다. 과립스프, 건더기 스프, 고추기름. 빨간 고추기름 스프가 이 녀석 맛의 포인트다. 혹자는 짜파게티랑 다 다른데 저 고추기름 하나로 맛이 다른거다라고 하는데 사실 과립스프 부터 조금 다르다.



물이 끓을동안 이렇게 3개를 뜯어서 가지런히 정리 해놓고..(이상하게 라면 끓일때 이런 버릇이 있다.



먼저 건더기 스프 투하. 뭐 불순물이 들어가면 끓는점이 올라서 물 온도가 올라가니.. 뜨거운물에서 면이 익으면 더 빨리 익고 익는 시간이 줄으면 더 맛있다고 한다.



그리고 면도 투하.



면이 반정도 익었다 싶으면 이렇게 물을 따라버리고.. 짜파게티 끓이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물을 다 따라버리는데 그거보다 약간 국물이 초리하게(?) 있으면 더 맛있다. 그리고 물 버릴 공간이 없는 곳에서 끓일때는 처음부터 물을 작게 잡고 그냥 라면 끓이듯이 한번에 끓이는 법도 있다. 예전에 과방에 살때 그 신공을 시전한 적이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이 기겁을 했다. 짜파게티 끓일 줄 모르냐고!! 니보다 내가 몇백번은 더 끓여봤을거다. 하지만 지금 집은 물 버릴 환경이 충분하니 원래 정석대로 가자.



그리고는 남은 스프를 다 넣고 불을 켜고 면이 다 익을때까지 부지런히 저어 주면서 볶아 준다. 그냥 다 익혀서 비벼먹으면 안되냐고? 볶아서 먹으면 스프가 면에 완전히 배겨서 더 맛있다. 물론 더 귀찮다.



면이 다 익어가니까 옆에 후라이팬에 계란후라이를 준비해 보자. 왜냐고? 부산에서 간짜장을 시키면 이렇게 계란후라이가 면위에 올라서 같이 온다. 한번 스펀지인가? 하는 프로그램에 나온뒤 타지에 사는 친구들이 진짜냐고 연락이 몇번 왔었는데 진짜다.



짜파게티 완성.



그릇에 이쁘게 담은 후 내건 반숙한 계란 후라이를 하나 올리고. 아이고 계란후라이가 이쁘게 됐구나



그녀는 완숙한 계란 후라이. 우리는 취향을 존중하니까.



간단하지만 이렇게 블랙데이 점심상 완성. 오늘의 도우미는 파김치, 열무김치, 배추김치, 갓김치. -_-


면도 적당하게 익었고 양념도 적당하게 잘 배여서 나무랄데 없는 자장면 한 그릇이 완성 됐다. 계란후라이와 함께 먹는 짜파게티 한 그릇. 동네에 마음에 드는 중국집이 없다면 이 또한 좋은 선택이 아니겠는가?



오늘의 설거지.

Posted by 불량식객 불량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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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 짜파게티 그릇이 우리집꺼랑 똑같네요 ㅎㅎ

    2013.08.06 18: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